백두대간

피재-댓재

호 산 2009. 8. 4. 21:54

 

이 산행기는 낙동산악회 이문식님의 글 입니다.

 

낙동백두대간6기팀 30차를 마치고(피재-건의령-구부시령-덕항산-댓재)


일자;2008년 6월7-8일(무박)
날씨;새벽 기운 쌀쌀하고 일출 후 약간 더움
코스;피재(04시)-건의령-구부시령-덕항산-큰재-황장산-댓재(14시)
시간;10시간(최종후미기준)


이제부터 6월 산행이 시작된다.
6월이 되면 본격적으로 산꾼들의 고행이 시작되기도한다.
그중에 우리들을 힘들게 하는것은 장마와 무더위다.
일반 테마 산행도 아니고 대간길이라 재수없으면 고통이 가중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울 6기팀 지난 해 여름을 겪어 왔지만 그때는 당일산행이고 비교적 거리가 짧아 그리 힘들지 않을것이다.
지금부터 구간도 구간이 이지만 줄곧 여름이라 각자 체력관리를 어느때보다 하여야 할것 같다.

거두절미하고 봉화에서 태백시까지 유난히 구불구불한 국도 따라 버스 안에서 이래저래 흔들리면서
피재에 도착하니 마치 어린 알아 요람을 탄  기분이든다.
늘 그렇듯이 간단히 볼일 보고 회원님들과 산행을 준비하며 딴도리  해본다.
강원도 산골이라 그런지? 아직까지 새벽기운에 아랫도리 싸늘함이 느껴진다.
2주동안 내리 쉬지 않고 빨아뿌서 그런지? 아니면 아랫도리 기름이 다 빠져 그런지?
알 수가 없다 싶다.

이래저래 초심은 어디 가고 간댕이만 쳐 부은 기분에 한심타싶다.
지나 내나 죽어봐야 저승을 알지 싶다.
그래도 우짜겠노? 망거려진 몸 산에 왔어 치료 해야지! 싶은 마음이다.
모르긴 몰라도 산에만 오면 치료는 확실한것 같은 느낌이 오기 때문이다.
진단보단 확실한 치료가 장땡이라 늘 생각한다.

오늘도 맨 후미가 되어 삼수령의 상징 "눈물의 운명"조형탑을 바라보고 진행을 한다.
동화같은 삼수령의 일화가 다들 알시겠지만 재미도 있고 그럴싸 하다고 느껴진다.
셋식구가 구름으로 뭉쳐 옹기종기 알콩달콩 살다가 빗물이 되어 이곳 삼수령에 떨어져 이별이 아닌 이별을 한다.
내내 흐느끼며 엄마는 한강,아빠는 낙동강,아들은 오십천으로 흘러가 바다에서 다시 상봉을 했다는 동화같은 전설이다.
해피엔드는 언제나 좋다싶다.









나도 인생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늘 되고 싶은데………….
우째 요즈음 시절이 하수상하다싶다.
소고기,고유가,기타등등 태풍 아닌 태풍의 소용돌이 속에서 내내 허우적 거리고 있어 앞날이 걱정이 된다.
세계 불경기현상이 마치 도미노현상까지 될것 같아 사뭇 실낱같은 희망마저 무너지는 기분이 든다.
그래도 우짜겠노? 축축한 젖음이 이기에 뽀숑한 마름의 현상도 있다하니 그저 순응하며 길을 찾아야 된다싶다.

대간길 접어서니 헤드란타 불빛에 녹색의 빛을 더욱 더 발하고 있어 어둠 속이지만 6월에 신록의 길이 좋다싶다.
확실히 무엇이든 누군가가 작은 빛이라도 빛쳐주며 빛이 발하다는 논리가 실감이 나는것 같다.
나도 누군가를 위해 조그만한 빛으로 오래오래 빛추어 주고 싶은 마음이 새삼든다.

시간이 조금 흐름에 금새 헤드란트의 불빛은 약해지고 여명의 빛줄기가 밝아지는듯 해진다.
어김없이 잔잔한 능성가 숲속 넘어 빨갛게 일출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도다리 눈으로 하며 그런 광경을 바라보며 걷어보며 고운 해님에게 무언가를 빌어본다.








부드러운 능성 길 그렇게 걷고 내려서니 건의령이다.
건의령이라는 뜻도 그렇지만
이곳 건의령은 나에겐 추억이 많은 곳이다.
지난 낙동 대간 무박 산행시에 늘 아침을 하던 곳이다.
한번은 엄동설한 눈밭같은 심설지에서 찔쩍하게 앉아 오똘도똘 떨며 아침을 한곳이기도하다.
또 한번은 초겨울인데…. 새벽 추위에 친구들과 장작불 피워 아침을 만들어 묵은 곳이기도하였다.
울 회장님과 박봉숙 총무님은 우똑 추위에 약한 몸들이라 둘다 새파랗게 되어 손발을 동동 굴리며 아침을 하는 기억들이………
몇 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날의 기억들이 새록새록하게 느껴진다.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즐기며 또 다시 후미회원님들과 진행을 해본다.
이제부터는 오름내림길이 다소 있는 곳이다싶다.
간만해 울 호산님이 참여 하시여 무척이나 반갑고 정다운 감이 온다.
그리 자동적으로 재회의 반가움에 우리들의 걸음은 느긋하고 휴식이 길다 싶다.
아장아장 즐기듯 오름길 올라 푯대봉 안부에 다달라 그곳에서 호산 푯대봉 밟고 오시라하며 구부시령에서 기달려본다.

널쩍하고 휴식하기 좋은곳이다.
이내 호산님과 합류하여 다들 풀잎바닥에 짜빠링 해본다.
그리 누워서 구부시령의 유래를 놓고 이래저래 담화를 나누어본다.








울 호산님 왈…….
그때의 그여인! 서방님 아홉을 얻는것이 정말로 복이 많은 년이라 생각이 든다하신다.
요즈음 시대로 볼때는 더욱 더 그럴것이라 하신다.
남자로 볼때는 좀 그렇지만 여자로 볼때는 우짜던 그렇다싶다.

요래조래 한숨 자듯 눈 부치며 담소 나누듯 즐기며 산행을 하니 대낄이다싶다.
울 선두님 이런 맛을 모르끼다싶은 마음에 약 오르지 싶다.(메롱)
그리 진한 휴식 취하고 얼마 남지 않은 덕황산정상 능성길 올라 서 본다.
특히 겨울 철이면 이곳 능성길 정말로 찌릿한 길이다.
미운놈! 뒤에서 밀어뿌면 그 길로 끝이다싶을 정도라 옛전에 어느님이 나에게 일러 준곳 이기도 하다.












빌밑으로 환선 동굴로 가는길이 희미하게나마 보인다.
늘 그곳 코 앞에 까지만 왔다가 간 곳인데……. 기회가 있으면 꼭 한번쯤 들리 보고픈 곳이라 생각이 든다.
덕항산 정상지에서 도착하여 또 다시 휴식을 취해본다.








mp3에 다운 받아 온 나의 애창곡들이 담긴 노래를 울 진총무님 귀에 꽂아주었더니………..
그 길로 흥얼거리며 감상에 도취되더니 이내 진총무님의 뒤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 최종후미는 호산,또랑,나 셋이다.

덕항산 내러서서 환선봉(지각산) 정상에 힘들게 올라서본다.
또랑님과 호산씨 둘을 모델로 하여 흔적 남기니 우째 둘 폼이 어색하다싶다.
울 호산님 쑥스러운지? 머리가 자꾸만 오른쪽으로 빠진다.
그러는 꼴이 우스워 NG!NG! 라고 몇번이고 외치며 촬영하듯 찍어본다.












울 호산님! 간만해 산행이라 힘이 든다 하신다.
밉다고 물마저 앵코 일보직전이라 하신다.
아직도 갈길이 까마득한데 실~ 걱정이된다.
내가 바보가 등신이지?싶다.
귀내미마을로 들어서면 길도 단축되고 식수도 보충 할 수가 있어 머리를 써본다.
그리 배추밭 지역으로 바로 내려서니 그곳 아저씨들 이제는 대간꾼 되었는지? 우리들 보고 대간 길이 아니라 일러주신다.
알아요! 우리 마을로 들어가요?하니 그제사 이해를 하시는 눈치다.
땡볕에 굴삭기 굉음을 내며 배추 농사 준비가 한창이시다.
그들의 힘든 보람에 좋은 결실이 있으며 하는 마음이 간절히 든다.








그리 마을에 들어서서 식수 보충하고 시원한 산물로 머리까지 씻어본다.
산골 할아버지,할머니 후한 인심과 인정을 느낄 수 있어 요런 대간아닌 대강길 좋고 좋다싶다.
이곳 지형 눈에 선한지라 그리 세멘 임도길 올라서서 큰재로 올라 본 등산로로 들어서본다.
어디로 가나? 땡땡이 스님 까까머리라 땡볕 피 할길 없어 20-30분 힘들이 올라섰다 해도 과연 아니다싶다.

어느정도 오늘 산행 농사 다 지우다는 마음으로 시원하게 바람 부는 숲길에서 마지막 휴식을 취해본다.
앞으로 줄 잡아 시간반이면 댓재에 도달 할 수 있는것 같은 거리다.
시간을 보니 12시쯤이라 영양보충도 해야 할것 같아 깐 포도,초크렛,빵등을 함께 해치우며 컬로리 보충 해본다.
그리 휴식이 끝 날 무렵에 아래쪽에서 낙동 선두조  재규씨 올라 오신다.
제법 먼 거리인데 후미를 위해 마지미 나오신것 같아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진다.








또랑님! 좋아 미쳐뿐다.
마치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다하시며 빵빵 뛴다.
자기 선두조들은 아침 10시반에 도착 하셨다한다.
대충 일반적으로 10시간짜리 코스인데…….6시간30분에 도착 한 모양이다.
한편으론 대단하고 한편으론 밉다싶은 마음이 든다.

아침에 박영석씨가 다른 산악회 이구간 산행기를 몇편 보았는데…….평균 10시30분이라고 나에게 이바구 했었다.
그말에 오늘 선두들 그리 알고 대충대충 후미들과 시간 맞추어 산행 하시라고 일러주었는데……….
도착 시간이 10시30분이 뭐고 싶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싶은 마음에 약간 약이 오른다싶은 마음이 인다.

그리 연장 된 휴식를 고마운 재규씨 덕에 더 취하고 또랑씨 배낭 건네주고 마무리 진행을 한다.
자동적으로 걸음이 빨라진다.
나도 마지막 운동이라 생각하고 종종 걸음을 취해본다.
그리 한참을 걸어오니 요번에는 영석 산우가 반대 방향에서 올라 오신다.
술 냄새 푹푹 품기며 문식아! 하며 반겨준다.
아이고! 일찍 내려오니 술밖에 먹을 일이 없다고 넋두리한다.
누가 일찍 내려 가라 하더냐?하니 그냥 해해 웃음 짖는다.
내면에 찡~한 산우의 깊은 정도 느껴진다.








그리 마지막 황장산에서 마지미 나오신 회원님들 흔적을 담아보고 그렇게 댓재로 내려선다.











댓재 이곳도 추억이 많은 곳이기도하다.
특히 댓재휴게소 민박집 백숙맛 잊을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다음 구간에 가야 할 두타.청옥구간을 눈으로 그리보며 오늘 산행을 이렇게 마쳐본다.

2008년06월08일 이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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